2006년 9월 26일 화요일

모래시계 24부 - 우석과 태수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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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컵 두잔에 소주가 따라진다. 마주 앉은 우석과 태수. 우석이 가져온 소주를 마시는 중이다. 두 사람 각자의 컵을 들어 건배를 하고 마신다.

태수 - 좋은데 근데 이거 규칙에 어긋나는거 아니냐
우석 - (웃기만)
태수 - (또 한잔을 따른다)
우석 - 혜린이가 너 만나고 싶어하든데
태수 - .....그 친구 참 소주 맛나게 마시지 기억나냐? 너 대학 다닐때 그 자취방 말이야
우석 - 그 때 혜린이 그 녀석 술 엄청 마셔댔지.
태수 - 우리 어머니두 술을 좋아하셨어.
우석 - (그렇게 말하는 태수를 본다)
태수 - 그래. 처음 혜린이 봤을 때 어머니 생각했어. 비슷한데가 있어. 둘이 만났으면 참 잘 통했을거야(웃는다)

(시간경과)
소주병은 비어있다. 둘은 나란히 앉아있다. 소주 한병으론 술이 취하지 않는 밤.

우석 - 아마 검사가 바뀔거 같다.
태수 - (돌아본다)
우석 - 재판 도중에 이런 일은 별로 없지만 그렇게 될거야 어쩌면 너 다시 조사받아야할지 몰라 성가시더라도 협조해줘.

태수, 그런 우석을 보다가 웃는다. 대충 짐작이 간다.

태수 - 우석아
우석 - 어
태수 - 니가 해줘.
우석 - ....싫어
태수 - 너 힘든거 알어 아는데 ....니가 해.
우석 - (고집스레 앞만 보고있다)
태수 - 난 널 알어. 너같은 놈이 구형을 주면 나 납득할 수 있어. 너 말구 다른 놈은 못 믿어. 너 말구 다른 놈이 나서서 내 죄가 어쩌구 그래봐. 나 속으루 그럴거야 웃기지 말구 너나 잘해라.
우석 - ......나 광주에서 너 봤어.
태수 - ?
우석 - (자기 앞을 본 채로 덤덤하게) 그 때 나 계엄군이었다. 몽둥이루 사람들 패구 총 들구 쏴댔어. 그 때 넌 시민군이었구. 광주에서 죽었다는 니 후배 우리가 쏜 총에 맞았어. ....너 이제까지 나한테 속아왔어.

태수, 잠시는 놀라움에 우석을 보다가 문득 웃기 시작한다. 웃음이 잦아들고 침묵이 흐르다가

태수 - 그 다음이 문제야 그러구 난 다음에 어떻게 사는지... 하나는 너처럼 살구 하나는 나처럼 산거야
우석 - .....
태수 - 어이 너 대단해... 진심이야

우석, 그대로 앞을 보고있다가 목이 메어오며 문득 한 팔을 들어 이마를 가린다. 태수의 한마디가 내내 쑤시던 상처를 단숨에 어루만져놓았다.

태수 - 우석아
우석 - ....
태수 - 니가 해줘. 다른 놈은 싫다. ......미안하다.

우석 그 자세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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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7일이 바로 노짱님의 환갑이다. 오늘 노사모에 환갑축하 메세지를 작성하다가 위의 문구를 인용했다.

태수 - 난 널 알어. 너같은 놈이 구형을 주면 나 납득할 수 있어. 너 말구 다른 놈은 못 믿어. 너 말구 다른 놈이 나서서 내 죄가 어쩌구 그래봐. 나 속으루 그럴거야 웃기지 말구 너나 잘해라.

홈페이지에 정치이야기는 잘 쓰지 않지만, 난 노무현 대통령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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