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9일 화요일

바보와 천재의 차이 (유근이 산수 실력에 대한 답글)


수천년 동안 사과는 사과 나무에서 땅으로 떨어져 왔습니다.

단 한번도 예외 없이,...

너무나 당연해서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당연하단 이유로 아무도 그 사실에 담긴 원리를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뉴튼이란 과학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유근이에게 저희는 항상 사실보다 그 사실에 담긴 의미와 원리를 탐구하도록 기다려 주었습니다.

사과가 떨어진다는 단순한 사실을 아는 것보다

왜 그럴까를 생각하는 것이

설사 그 답을 찾지못해도 가치있는 일이고,

그런 생각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었다고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유근이가 처음으로 기울기를 이해할 때, 동네에 있는 놀이터의 미끄럼틀을 순례하면서

기울기가 무엇인지 체득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바탕이 y/t 를 아무런 저항감없이 받아들이게 되었고,...



더 어렸을 때에는 동물원에서 사슴의 다리를 세면서 구구단의 4단을 이해했습니다.

유근이는 아직도 4*3이 얼마지 하면 로보트같은 12라는 답을 기계적으로 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사슴이 24마리면 다리가 모두 몇개일까?라는 질물에는  답을 했습니다.



유근이는 우리가 고등학교에서 하던 식의 정적분 공식으로  하는 단순연산의 적분은 아직도 잘 하지 못합니다.

아마 영원히 잘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 하지 않는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죠. )

그러나, 함수가 주어지고 조건이 주어지면 이를 해석하고 필요한 원리를 찾아 해결하는 과정은

하루가 걸려도 아무 불평없이 스스로 해결해 왔습니다.

2시간이 걸려도 더 빠른 방법이나 쉬운 방법을 찾지도 않았고, 저희도 그럴 필요는 못 느꼈습니다.



누구나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라고 알고 있고,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유근이는 교수님 앞에서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교수님은 실제 삼각형 그리고 세각부분을 오려서 합친후 180도가 된다며 각도기로 재어보라고 하셨지만

유근이는 그래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옆에서 답답해 했고, 아마 이 장면을 보았다면 누구나 유근이가 바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유근이 그날 저에게 지구본에서 세점을 연결한 삼각형이 180도가 아님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게 6살 여름의 일이었고, 저에게 구면기하학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유클리드 기하학이 기하학의 전부가

아님을, 내가 유근이를 가르치려했다는 것이 얼마나 오만한 생각이었는지를 깨우치게 한 사건(?)이었습니다.



저는 유근이가 보통 상식적으로 알고있는 영재의 특성( 예를 들어 말을 잘하고 수학문제 척척풀고,..)을 갖춘

그런 아이였다면 그랬다면, 아직껏 이런 힘든 싸움을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학교에가서 적응을 잘했더라도 포기했겠죠,



많은 사람들은 유근이가 칠판 앞에서 아무짓도 하지 않은 그 순간 유근이의 손을 보았습니다.

저희는 유근이의 눈을 보았습니다.

생각하는 동안 손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유근이에게 물었죠. "그 때 어떤 생각을 했어? "

유근이는 답 대신에 학교에 보내려한 제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깨닿게 한 질문을 했습니다.

"아빠 아직도 모르겠더라. 3은 무었을 나타내고 1/8은 무엇의 1/8이야?  그리고 그 두개를 곱하면 무엇이 되지? "

유근이에게 곱하는 것은 2차원이고 3번을 곱하는 것은 3차원입니다.



허블이라는 천문학자가 하바드 천문대에서 20세기의 우주론을 바꾸어 놓은 연구를 할 때 모든 계산은 컴퓨터라 불리우는

다른 연구원이 했답니다. 허블은 별들의 거리를 한번도 계산하지 않은 셈이죠. 단지 허블은 그 숫자의 의미를 해석하고

이를 이론으로 정리했겠죠.



저는 유근이가 하루 종일 아무런 의미도 모르면서 수학문제를 푸는 단순 노동자가 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인류의 지경( 어느분 답글을 보고 지평을  지경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을 바꾸어 놓은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은

너무나 간단합니다. E=mc(^2) 이 수학은 이미 2000년전에도 풀 수 있는 간단한 수식이지만, 그 수식에 담긴 의미를

찾을 때까지 우리는 역사이래 수천년동안 아인슈타인이라는 천재의 탄생을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사과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몰라서 뉴튼이라는 천재를, E=mc(^2)이라는 수학을 풀 줄 몰라 아인슈타인이라는

천재를 우리가 기다려 온 것은 아닙니다.



어차피, 유근이는 답이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그런 공부를 해야합니다.

나르는 자동차가 있을 수 있는지 없는지도 지금은 아무도 알 수는 없습니다.

시험관은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이시고,..

신이 그런 것을 허용하실지 아닐지도 잘 모릅니다.



지금 제가 아는 것은 가끔은 유근이가 저에게 세상보는 법을 가르친다는 것이고,

왜 고호가 자살을 했는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

그래서, 가능한 한 오래 유근이 옆에서 바람막이가 되어 주어야 겠다는 것,

겸손해야 한다는 것,



너무 늦게 유근이를 통해 배우고 있습니다.


-- http://cafe.naver.com/ygsupport.cafe :: 유근이 팬페이지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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