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31일 화요일

[육아정보] 내 아이 책 읽을때 주의할 점

책 읽어줄 때 엄마가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책 잘 읽는 아이.
어떤 부모든 바라는 일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우리 아이는 책을 잘 안 읽으려고 해요.’ 하는 고민을 털어놓는 부모님들이 있거나, ‘전에는 책을 잘 읽었는데 요즘에는 이상하게 책을 싫어하네요?’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럼 혹시 다음과 같은 일을 하고 계신 건 아닌지 살펴보세요. 아이가 책을 안 읽는 것은 부모의 잘못일 수도 있습니다.

[책을 읽기 전]

1. 오늘은 이 책 읽자! - 엄마가 좋아하는 책, 엄마가 읽기 좋은 책만 읽어주면 아이가 집중을 안 해요.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 아이에게 먼저 물어봅니다. 선택의 권한을 아이에게 주고, 다음에 엄마의 의견을 이야기합니다.

2. 이 책은 꼭 읽으라고 했잖아! - 수십 권의 전집을 책장에 구비해 놓고 차례대로 읽을 것을 강요하는 엄마. 평소에 좋아하던 것도 많이 있으면 먹기 싫어집니다. 더욱이 강요에 의한 것이라면...... 책 읽기가 숙제가 되면 즐거워지지 않습니다. 꼭 읽어야 되는 책은 교과서 말고는 없습니다. 독서는 읽고 싶은 것을 읽는 것입니다.

3. 똑바로 앉아야지? 움직이지 마! -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동안 꼼짝 안고 귀만 귀울일 수 있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요? 바른 자세로 책을 보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억압과 강요는 책을 읽기도 전에 지루함을 불러내는 주문이 아닐까요?

[책을 읽으며]

1. 잠깐! 질문은 있다가 해! 책 좀 읽자! - 엄마가 열심히 책을 읽는데 웬 질문? 방해하지 마! 엄마가 다 읽고 나서 물어보란 말아야. 자꾸 이야기가 끊기잖아. 그러다가 줄거리나 꿸 수 있겠어? 하하하, 설사 아이가 책을 다 읽고 나서 이야기의 내용을 잘 모르면 어떻습니까? 우선 아이의 궁금증을 풀어주세요. 어쩌면 아이에게는 책의 내용을 아는 것 보다 그림 하나, 내용 하나에서 생긴 의문을 푸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2. 아직 안 읽었는데 왜 넘겨? - 책 속의 글씨는 다 읽고 넘겨야지! 그림책은 그림과 글이 서로 보완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어떤 책은 글씨를 읽지 않고도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책 속의 글씨에 너무 집착하지 마세요. 아이의 집중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글씨는 다 읽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세요. 아이의 발달단계와 특성을 고려하여 내용을 편집하는 것은 어떨까요? 하품 나오는 이야기, 끝까지 읽어야만 하나요? 빨리 넘기고 싶어 하는 아이의 호기심을 억누르지 마세요.

3. 이게 뭐하는 장면인줄 알아? -한 페이지를 다 읽은 후,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한 아이에게 그림 설명을 하는 엄마. 엄마가 글을 읽어주는 동안 아이는 그림을 보고 있었다구요. 엄마보다 그림을 더 자세히 보았을 아이에게 다시 그림을 설명하고 넘어가야만 할까요?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넘어가는 일이 왜 중요한가요? 혹시 아이가 수능이라도 준비하나요?


[책을 읽고 난 후]

1. 재미있었어? - 엄마가 힘들게 읽어주었는데 당연히 재미있었겠지...... 엄마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지 책 읽어주는 것만 보아도 알잖아? 당연히 재미있다고 해야지. 뭐? 근데 왜 대답이 그래? 재미있는 건 아는데 뭐 좀 더 자세히 설명해야 되는 거 아냐? 책 읽은 후 느낌을 말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역시 강요에 의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죠. 누구든 책을 읽으면 느낌이 있게 마련입니다. 재미있었다는 등의 간단하고 고루한 이야기 말고, 엄마가 먼저 어디의 어느 부분이 어떠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하여 느낌을 표현하는 선례를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어디가 웃겼는지, 어디가 신기했는지, 어디가 슬펐는지......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었는지....... 그다음 너는 어땠냐고 묻습니다.

2. 주인공이 누구였지? - 주인공의 이름부터 등장인물까지...... 엄마의 질문이 시작 됩니다. 행여 답을 못하는 아이를 보고 ‘거 봐 엄마가 집중하라고 했지?’ 엄마의 추궁은 끝이 없습니다. 꿀밤이라도 날아올까요? 엄마의 질문 공세에 책을 읽고 느껴졌을 감동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공포감만 밀려오지 않을까요?

3. 줄거리 좀 말해 봐! -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내용을 이해하고 그것을 간추리는 일은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아직 필요 없는데도 엄마가 먼저 칼 쓰는 법을 가르친다고 나중에 사과를 잘 깎을까요? 때가 되어 사과가 먹고 싶으면 아이는 칼 쓰는 법에 대해 고민하고 묻게 될 것입니다. 책 읽는 일을 스트레스로 여기지 않게 해 주세요.

4. 이 책에서 말하는 교훈이 뭐지? - 헉! 교훈까지...... 아이들 책은 대부분 어떠한 주제, 즉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그 교훈만을 위해 책을 쓰지는 않습니다. 책 안에는 많은 것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림을 보며 느꼈을 눈의 즐거움, 문장을 들으며 느꼈을 귀의 즐거움 등...... 아이에게 교훈이 뭐냐고 다그치다 보면 책을 통해 느꼈을 여러 감정들을 모두 놓치고 맙니다. 늘 하는 엄마의 잔소리들도 모두 교훈적인데 굳이 책을 읽어가면서 교훈을 얻고 싶을까요? 책을 읽고 느꼈을 그 느낌을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5. 독후감 좀 써 봐! - 어린 아이들에게 독후감은 아직 이르겠지만 그래도 독서 후에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엄마들...... 있습니다. 독후감이 아니라면 독서감상화라도 주문하는 분들이 있다니까요. 책은 읽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큰일입니다. 책을 읽은 후 무언가를 꼭 해야만 한다면 그것이 귀찮아서라도 책 읽기 싫어질 것입니다. 책 읽기가 짐스러우면 누구도 책을 멀리할 것입니다. 책을 읽고 꼭 무언가를 해야만 마음 속에 책이 오래 남는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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